xmrr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팔리는 비누질감 향수 중 하나인 아디파 미르토를 이번에 구매했습니다. 겨울이 지나고 이제 따듯해지는 계절에 마쳐 시원하면서 너무 뻔한 시트러스 향수는 피하고자 고민하다 미르토를 선택했습니다. 사실 미르토는 우리나라 백화점 향수중 탑텐안에 들어갈정도로 흔히들 쓰는 향수이고, 저도 6-7년 전에 한번 들였었는데, 그당시에는 뿌린후 오프닝이 너무 강렬하고 너무 매스큘린한 느낌의, 흔히들 말하는 목욕탕 남자 스킨향같은 느낌이 너무 부담스러워 방출했던 기억이 납니다. 근데 최근에 오프라인 시향을 하면서 미르토를 다시 한번 시향 해봤는데 탑노트가 좀 날아간 시향지를 맡고서, 왜 비누질감 향수로 그렇게 팔렸는지 이해가 되더군요. 그렇게 다시 좋은 이미지로 기억하다가 따듯한 날씨에 필요한 향수로 다시 이 향수를 택했습니다. 다시 맡은 미르토의 오프닝은 억센 바람과 파도가 몰아치는 지중해 바다 가까운곳, 머틀 정원에서 나는 강렬한 향기가 납니다. 바람이 잦아들면, 바다 인근에서 감귤류 과일들을 삼삼오오 팔고, 그위로 하얀 주택가 빨랫줄에 걸려있는 빨랫감이 펄럭이며 비누냄새와 상큼한 향들이 조화를 이룹니다. 그리고 노을이 지면 길가에 자라있던 소나무와 송진냄새가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처음에 그 강렬한 오프닝에 너무 사로잡히지 않거나 혹은 너무 목욕탕 스킨향을 편집증적으로 거부하지만 않는다면 싫어할 수가 없는 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워낙 쓰는 사람이 많아 나만의 향을 원하는 분들한테는 아쉽지만 그걸 감안하고도 들일만한 향입니다.
2025.03.14